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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然(유연)
God-Realization 신-깨달음의 영적 여정....... 삶의 목적은 우주적인 자아와 동일시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한한 지복, 파워, 지식 (전지, 전능, 지복)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 아바타 메허 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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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 불성 지녀, 청정 계율로 드러내라”

‘실유불성’ ‘법신상주’
대승불교 핵심 교리
계율과 육바라밀 수행

불교 중국화 과정서
크게 유행 인기 끌어
사찰은 다양한 신앙과 역사를 품고 있다. 신앙에 따라 관음·약사·나한도량 등으로 구별하며 역사에 따라 능찰·비보사찰 등 다양하게 부르기도 한다. 주제가 있는 사찰 기행은 사찰의 신앙과 전해오는 역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기획이다. 화엄십찰에 이어 열반종 사찰을 소개한다.

석가모니 부처님 열반상, 부처님은 입멸이 아니라 중생 제도 방편으로 열반을 보이시고 법으로 영원하다고 열반경은 말한다. 인도 아잔타 석굴의 부처님 열반상.불교신문
석가모니 부처님 열반상, 부처님은 입멸이 아니라 중생 제도 방편으로 열반을 보이시고 법으로 영원하다고 열반경은 말한다.

인도 아잔타 석굴의 부처님 열반상. ⓒ불교신문


불교의 궁극 목표는 열반(涅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사람은 왜 태어나 늙고 죽는 고통을 당하는가’라는 존재의 실상에 대한 의문을 품고 출가하여 여러 스승을 만나 각종 수행을 배우고 마침내 불과를 증득했다. 불과를 증득했다는 것은 영원히 번뇌의 속박에 벗어나 적멸(寂滅), 열반(涅槃)에 들었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는 녹야원 5비구 앞에서 행한 최초의 설법, 초전법륜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수행승들이여 여래는 양극단을 버리고 중도(中道)를 깨달았다. 이 중도에 의해서 통찰과 인식을 얻었고, 번뇌의 세계를 완전히 벗어난
적멸과 깨달음과 눈뜸과 열반에 이르렀다.”

➲ 불교 궁극 목표 열반

열반이란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여 불생불멸의 경지에 드는 것을 뜻한다. 윤회의 사슬에서 완전히 벗어나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부처님께서는 “나는 비로소 부처가 되었다. 나의 내면적인 해탈은 흔들림이 없다. 이것은 내 마지막 생애이고, 이후에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열반 개념을 새롭게 정리하여 불교 사상에 일대 혁신을 불러온 경이 <열반경>이다.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의 약칭으로 쓰이는 <열반경>은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시기 전에 남기신 유교(遺敎)적 내용을 찬술한 경으로 후기 불교의 중요한 사상을 담고 있으며 선(禪), 계율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열반경>에서 가장 중요한 사상은 법신상주(法身常住)와 상락아정(常樂我淨), ‘모든 중생은 불성(佛性)을 갖고 있다’(一體衆生 悉有佛性)는 사상이다. 부처님은 중생 제도를 위해 방편으로 이 세상에 오셨으며 진실한 것은 진리의 깨침 그 자체 즉 법신불(法身佛)이다.


보덕화상이 열반종을 창종하고 그 중심 가람으로 삼았던 전주 고덕산에서 바라본 모습.
보덕화상이 열반종을 창종하고 그 중심 가람으로 삼았던 전주 고덕산에서 바라본 모습.
부처님의 열반은 입멸이 아니고 반열반(般涅槃)으로 반열반은 법신 반야 및 해탈을 이룬 상태로 이를 열반의 삼덕(三德)이라고 한다.

이상규 교수는 <열반경 역해>(도서출판 해조음)에서 “법신불은 시공(時空)을 초월한 우주의 진리를 가리키는 것이고, 그와 같은 진리를 깨닫는 지혜를 반야라 하며 반야지를 깨달음으로서 모든 번뇌의 속박을 벗어나 대자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해탈이라고 한다”고 풀이했다. 부처님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법계에 상주한다는 것이 법신상주 사상 인 것이다. 이런 관점을 확장하면 열반은 ‘항상하고 즐거우며 깨끗한’(상락아정) 경지다.

부처님의 본질적 성품인 불성이 우주에 보편적으로 존재(법신상주) 하므로 모든 중생이 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실유불성론’이다. <열반경>은 ‘모든 중생은 불성(佛性)을 갖고 있다’(一體衆生 悉有佛性)고 선언했다. 이는 대승의 핵심 사상이다. 실유불성론으로 인해 초기불교의 석가모니 일불(一佛)에서 모든 중생이 부처인 다불(多佛) 시대를 연다.

<열반경>이 끼친 영향은 또 있다. <열반경>은 “이 경은 모든 법을 거두어 잡은 것(此經攝一切法)이라고 밝힌다. 초기에서 후기에 이르는 모든 불법(佛法)을 총망라한 것이다. 이상규 교수는 ”초기경과 후기경 내용 사이에는 약간 상충되는 듯 하거나, 초기경에서는 찾아 볼 수 없으나 후기경에서 볼 수 있는 법등이 없지 않은데, 이들에 관한 조화를 도모한 것은 크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불교의 바탕인 연기법과 무상, 고, 무아, 삼법인, 사성제 등 초기경의 핵심 이론이 자주 등장하고 삼보(三寶)와 사성제가 언제나 중생이 귀의할 곳임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선정과 지혜를 고루 닦아야 한다는 정혜쌍수를 말하면서도 정(定)이 앞서고 혜(慧)가 뒤 따라야 하는 것으로 이는 마치 땅을 잘 고른 뒤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고 하는 등 실천론을 제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보덕화상의 제자가 창건한 열반종 사찰 중 대표적인 곳 진안 금당사 모습.
➲ 모든 법 총망라 정리

<열반경>에서 또 놓쳐서는 안 될 가르침이 계율이다. 중생은 모두 불성을 지니고 있지만 구름에 가린 태양처럼 무명 번뇌로 말미암아 불성이 가려져 이를 보지 못한다. <열반경>은 불성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계율을 굳게 지키고 공을 증득하되 팔정도와 육바라밀 수행에 주력할 것을 강조한다.

모든 중생은 불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 자체로 부처가 되는 것은 아니고 불성을 가꾸고 닦음으로써 성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열반경>의 가르침이다. 불성은 씨앗일 뿐, 뿌리고 가꿔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야 한다. 그래서 <열반경>은 “중생의 불성은 부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니, 모든 공덕으로 인연이 화합하여 불성을 본 뒤에 부처를 이룰 수 있느리라”고 했다.

<열반경>은 소승 3종, 대승 10여종으로 이를 통칭해 <대반열반경>이라고 한다. 산스크리트어 본은 전하지 않고 한역본만 전하는데 북본(北本)과 남본(南本)으로 나뉜다. 북본은 담무참(曇無讖, 385~433)이 414년에서 421년 사이에 번역한 40권 13품의 <대반열반경>이다. 법신상주와 중생실유불성 사상이 들어있다.

북본이 강남으로 전해져 혜엄(慧嚴)과 혜관이 사령운(謝靈運)과 함께 북본을 바탕으로 하되 418년에 법현이 번역한 6권의 소승 열반경 〈대반니원경>(大般泥洹經)을 참고하여 완역했다. 이를 남본이라 한다. 남본은 전체 36권 25품으로 가장 널리 읽힌다.

법현이 번역한 소승열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마지막 여정, 부강한 나라에 대해 말씀하신 그 유명한 ‘칠불퇴법(七不退法)’, 순다가 올린 점심 공양을 드신 후 복통을 앓아 이를 대중이 나무라자 부처님께서 순다를 위로하며 부처님을 공양한 큰 공덕이 있을 것임을 축원하는 대목, 반열반에 드신 후 장례법을 여쭙자 전륜성왕의 예를 따르면 된다는 내용, 120세의 수밧다 노인에게 설법을 하시고 마지막 제자를 받아들일 정도로 끝까지 법을 설하셨던 광경, 다비 후 사리 분배 등 부처님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 있다.

<열반경> 한문본이 나오면서 중국 남북조 시대에 대 유행하는데, 도생(道生)의 역할이 컸다. 남복본이 나오기 전 여산 동림사 혜원(慧遠)의 문하에 있었던 도생(道生)이 ‘일천제(一闡提) 성불론’을 펴 당시 불교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일천제는 도저히 성불할 수 없는 자를 말한다. <열반경>이 전해지면서 도생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자 이 경이 부처님의 궁극적 교설이라 하여 크게 유행했다. 위진 남북조 시대를 지나 수가 중국을 통일한 이후에도 혜원 문하의 여러 학승들이 연구하면서 남북 각지에서 <열반경>을 연구 강경하는 등 중국불교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열반경>이 남북조 시대 중국을 풍미 한데는 이처럼 대승불교의 핵심 교리와 사상이 드러나고 수행론과 실천론, 부처님의 마지막 행장 등이 종합적으로 정리된 불교 경전의 완결판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열반종 본찰 경복사지 모습.
➲ 중국 남북조 시대 유행

여기에다 인도에서 온 불교가 중국 문화와 종교에 맞게 토착화 한 혜원과 도생의 역할이 크다. 인도 출신으로 불경을 한문으로 번역한 구마라집의 교학을 이은 혜원은 철저한 율사며 중국의 문화와 특성에 맞게 불교를 재해석하고 독창적 체계를 형성한 중국불교사 초기 인물이다. 혜원에 이어 도생은 중국 전통 종교 도교와 불교를 접목했다. <열반경>의 ‘실유불성론’으로 돈오성불론(頓悟成佛論)을 이끌어내 중국 선(禪)의 씨앗을 뿌렸다고 볼 수 있다.

<열반경>은 그러나 <법화경>을 연구하고 정치한 이론을 정립한 지의의 천태종에 흡수돼 그 명맥을 상실한다. 사상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남북조 시대 중국불교가 부패하면서 폐불을 불러와 교세가 약화된 사회 정치적 원인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핵심 사상은 화엄 법화 선 등에 스며들었다. 인도불교가 중국에 전해져 연구와 번역 등 학문적 차원에서 신앙과 수행으로 나아가는데 <열반경>이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열반경>의 사상은 동(東)으로 전해져 고구려 보덕화상에 닿는다. 보덕화상에 의해 한국불교사 최초의 종단 열반종을 낳고 원효와 의상이라는 한국불교 1700년사 가장 위대한 두 고승을 배출한다. 그리고 삼한 그 중에서도 옛 백제 땅에서 만개했다. 한국 유가(儒家)에서 문장이 가장 출중하다는 두 학자 통일신라의 최치원과 고려의 김부식이 그를 찬양하는 글을 지었다.

중국에서 법화 화엄 선에 스며들어 피와 살이 되었듯이 한국불교에서도 <열반경>은 같은 길을 걸었다. 희미하나마 남아 있는 그 자취를 찾아 나선다.

[불교신문3690호/2021년11월9일자]

posted by 有然(유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