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가수 이동원 식도암 별세…전유성이 임종 지켰다
'향수' 가수 이동원 식도암 별세…전유성이 임종 지켰다
입력2021.11.14. 오전 10:10 수정2021.11.14. 오전 10:47
가수 이동원. [중앙포토]
‘향수’, ‘가을편지’ 등을 불러 1980∼1990년대 사랑받은 가수 이동원이 14일 오전 4시쯤 지병인 식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이날 가요계에 따르면 이동원은 개그맨 전유성이 있는 전북 남원으로 옮겨 투병 생활을 하던 중 전유성이 임종을 지킨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전유성씨가 과거 이동원씨 집에서 함께 산 인연이 있어 이동원씨가 말년에 남원의 전유성씨 집에서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
정지용 시인의 동명의 시에 곡을 붙인 ‘향수’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애절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이동원은 6·25 동란 중이던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이북이 고향이다. 이듬해 상경해 서울에서 줄곧 살았다. 1970년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이동원은 1989년 ‘향수’가 수록된 앨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를 발매했다. ‘향수’가 크게 히트하며 국민가요가 됐다. 정지용 시인의 동명 시에 작곡가 김희갑이 멜로디를 붙인 이 곡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대중가요와 클래식의 선구적 만남이었다. 대중음악은 고급스런 이미지를 얻었고 클래식은 대중화의 길을 텄다. 이동원은 당시 서울대 음대 교수인 테너 박인수를 찾아가 듀엣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명태’(양명문 시인), ‘물나라 수국’(김성우 시인) 등 아름다운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즐겨 불렀다.
방송인 정덕희 교수와 가수 조영남 등 이동원의 지인들은 오는 22일 그를 위한 사랑의 음악회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동국대일산병원 장례식장 15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6일 오전 11시 30분, 장지는 일산 청아공원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